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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기사내용 [2004.6.18일자]
sfms
2004-06-18



[week& cover story] '진실' 찾는 머리싸움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어떨까. 범인을 찾아 사회 정의를 세운다는 기쁨이 전부는 아니었다. 범인을 찾아야겠다는 중압감에 시달리기도 하고, 혹시 잘못된 추리와 해석으로 선량한 시민을 괴롭히는 것은 아닌지하는 부담도 컸다. 인간적인 고뇌와 열정으로 차근차근 ‘진실’에 접근해 가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한길로 서울법의학연구소장


지난 11일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서울법의학연구소 한길로(42)소장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다급한 목소리의 주인은 용산경찰서 당직 형사반장. "분신자살입니다. 빨리 와주세요."

한 소장은 변사체 검안을 전문으로 하는 법의학 전문의. 이날의 사건은 세평 남짓한 집에 혼자 세 들어 살던 할머니가 온몸이 불에 탄 채 발견된 것이었다.

현장엔 이미 감식반 형사 예닐곱명이 있었다. 다 쓰러져 가는 판잣집, 반쯤 타버린 노인의 시체에 휘발유.잿더미가 뒤범벅된 끔찍한 상황. 그러나 한 소장은 개의치 않고 곧장 검안에 들어갔다. 이웃 진술 등으로 미루어 자살이 확실했지만 그의 조사는 철저했다. 형사들에게 시신을 옮기기 전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과 찾아야 할 것을 철저하게 지시했다. 만의 하나 자살이 아닐 경우를 대비해서다.

석달 전만 해도 국과수 법의관이던 그에게 사건 현장은 '먼 곳'이었다. 현장에서 옮겨 온 시신을 부검만 하는 것이 그의 업무였다. 그러던 그가 일반 형사들 같이 험한 현장을 휘젓고 다니게 된 데는 연유가 있다.

3년 전 국과수 부검실에서 30대 남자의 시신을 대했다. 한 기도원에서 목 매 자살했다고 했다. 알코올 중독 치료 중이라 발에 1m80㎝ 길이 끈을 묶고 다른 한 쪽은 창틀에 고정시켜 도망치지 못하게 했는데 경찰은 발을 묶었던, 바로 그 끈을 이용해 목맸다는 검안서를 가져왔다.

아무리 머리를 짜도 어떻게 발을 묶은 끈을 풀어 목을 맸는지 도무지 상상이 안 됐다. 유족들은 "명백한 타살"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한씨는 직접 현장을 찾았다. 목격자들을 불러 당시 상황을 꼼꼼히 살폈다. 비밀은 '매듭'에 있었다. 창틀에 묶인 끈이 넥타이식으로 돼 있어 한쪽을 잡아당기니 쭉 길어졌다. 그렇게 끈을 늘어뜨려 올가미를 만들어 목을 맸던 것이다.

"현장에 가 본 덕에 누군가 살인범으로 몰릴 뻔한 상황을 막았습니다. 3년간 1000구 이상 부검한 경력이 현장 한 번 보는 것에 못 미치더군요."

지금 그는 강남.서초.성동.용산경찰서와 계약을 하고 관할 변사 사건의 시신 검안을 맡고 있다. 사건이 몰리는 날엔 하루 6곳도 뛴다. 이런 날은 다음날 새벽까지 검안해도 시간이 모자란단다.

부검뿐 아니라 사건이 일어난 곳까지 직접 살피는 '험한 길'을 자초해 주말.휴일을 온전히 현장에 헌납한 그. 하지만 "사건의 전모를 명확히 밝혀 억울한 사람도, 미궁에 빠진 사건도 없애는 이 길은 스스로 택한 것이기에 후회는 없다"고 했다.


김필규 기자 nad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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